코스피 7천피에서 꼼짝 못 하는 이유…외국인 19조 팔았는데 누가 받았나
“분명히 많이 올랐는데, 왜 7천에서 안 넘어가지?”
요즘 증시 앱을 열어 본 분이라면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하셨을 겁니다. 코스피는 올해 들어 60% 넘게 올랐다고 합니다. 그런데 7월 급락 이후에는 7,000선 근처에서 오르락내리락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10월 2일에는 0.46% 올라 7,003.74로 마감했고, 9월 23일 이후 처음으로 7,000선을 되찾았습니다. 하루 전 9월 28일에는 2.70% 급락한 6,889.74로 마감하기도 했습니다.
외국인은 9월까지 약 190조 원을 팔았습니다
한국경제 보도에 따르면 외국인은 1~9월 코스피 시장에서 190조 5천억 원어치를 순매도했습니다. 이 중 삼성전자·SK하이닉스 관련 4개 종목이 178조 원, 비중으로 93.4%입니다. 9월 한 달만 보면 21조 5천억 원을 순매도했고, 그달 외국인이 판 종목 비율이 73.1%로 올해 월간 최고였다고 합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대목이 있습니다. 같은 기사는 외국인이 “더 많이 판” 것보다 “덜 산” 영향이 크다고 짚었습니다. 외국인 순매수가 2월 약 9조 8천억 원에서 9월 약 4조 원으로 줄었다는 것입니다. 팔기만 해서 빠진 게 아니라, 사 주던 힘이 약해졌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럼 누가 받아 줬을까요
같은 기사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자사주 매입을 늘렸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그 영향으로 9월 기타법인 순매수는 약 31조 4천억 원으로, 1~7월 월평균 약 2조 5천억 원과 크게 달랐다고 합니다.
9월 28일 하루만 봐도 외국인이 약 3조 2천억 원, 기관이 약 1조 원을 팔았고 개인이 약 2조 6천억 원을 샀다고 MTN은 전했습니다. 누군가는 팔고 누군가는 받아 내면서 지수가 7,000선 근처에서 버티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그런데 왜 외국인은 돌아오지 않을까요
한국경제가 인용한 증권사 분석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삼성증권 신승진 연구원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매도가 기계적인 포트폴리오 조정 성격이 크고, 다른 업종은 이익 모멘텀이 부족하다고 봤습니다.
NH투자증권 김영환 연구원은 가격이 더 내려가 매력이 분명해지거나, 실적 개선이 여러 분기 확인돼야 외국인이 돌아올 것이라고 했습니다. 여기에 미국 국채 금리 상승과 불안한 국제 유가도 부담으로 꼽혔습니다.
다음 관전 포인트는 반도체 3분기 실적입니다
MTN은 삼성전자 영업이익 전망치를 약 110조 원, SK하이닉스를 약 78조 원으로 소개하며 합산 188조 원 안팎의 역대급 실적이 거론된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이 기사는 수치의 출처(증권사 컨센서스 여부)를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전망이 나온다” 정도로만 받아들이시는 게 안전합니다.
같은 기사는 실적이 좋아도 “내년에도 이익이 늘어난다는 확신”이 있어야 주가가 더 오를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마이크론 CEO가 2027년 HBM 공급 물량 대부분에 대한 계약을 마쳤다고 밝힌 점은 긍정 요인으로 소개됐습니다.
독자분들께 드리는 정리
증시가 7천 근처에서 옆으로 걷는 걸 보면 “내가 뭘 놓쳤나” 하고 불안해지기 쉽습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누가 잘못해서가 아니라, 많이 오른 뒤 숨을 고르는 구간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이번 장을 지켜보면서 확인된 사실은 “외국인 수급은 지수의 중요한 변수이긴 하지만 전부는 아니다”라는 점입니다. 오늘 지수가 어디에 있는지보다, 내 생활비와 투자 원칙이 흔들리지 않는지를 먼저 점검하셔도 늦지 않습니다. (이 글은 정보 정리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기자의 생각
숫자만 보면 외국인 190조 매도가 무섭게 들립니다. 그런데 매도의 93%가 두 회사 관련 종목에 몰렸다는 점, 줄어든 건 “매도 증가”보다 “매수 둔화”라는 점을 보면 풍경이 조금 달라집니다. 시장 전체가 무너진 게 아니라 쏠림이 풀리는 중으로 읽을 여지가 있습니다.
물론 이것도 해석일 뿐이니, 다음 실적 발표 때 숫자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근거:
함께 읽으면 좋은 기사: 10월 남은 경제 일정 총정리! 금통위·FOMC·CPI·SK하이닉스 실적
안병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