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공략 나선 현대차그룹, 소형 전기차·SUV 전용모델이 먹히는 이유
안병훈 기자
유럽 도로는 좁고 주차 공간도 빠듯합니다. 이런 곳에서는 덩치 큰 차보다 작고 다루기 쉬운 전기차가 더 잘 팔린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19일 보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유럽 시장에서 소형이 먹힌다고 보고 전기차와 SUV 전용 모델로 공략을 넓히고 있습니다.
숫자부터 보면 흐름이 분명합니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상반기 유럽에서 전기차 13만 1,032대를 팔아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습니다. 지난해 하반기와 비교하면 약 42% 늘어난 수치이고, 이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유럽 연간 전기차 판매는 20만 대를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기아의 성적표는 더 구체적입니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기아가 유럽에서 판 차는 23만 7,759대이고, 이 가운데 전기차가 7만 1,075대로 29.9%를 차지했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9.8%였던 전기차 비중이 1년 만에 크게 올랐고, 4월에는 33.9%, 5월에는 34.1%로 30%를 넘어섰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모델은 EV3입니다. 같은 기간 유럽에서 2만 2,313대가 팔렸는데, 전 세계 판매량 4만 2,209대의 절반이 넘는 규모입니다. 슬로바키아에서 만드는 EV4는 지난해 하반기 출시 이후 1만 1,198대가 팔렸고, 올해 1월 선보인 EV2는 다섯 달 동안 5,128대가 팔렸습니다. 작은 차일수록 유럽 소비자 반응이 빠르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현대차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3를 튀르키예 공장에서 양산해 유럽 소형 전기차 시장에 투입할 계획입니다. 8월 중순부터 양산에 들어가 하반기 유럽 시장에서 본격 판매된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유럽 현지에서 가까운 곳에서 만들어 공급하면 물류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힙니다.
왜 소형일까요. 유럽 도시는 골목이 좁고 주차 공간이 작으며, 충전 시설을 집 앞에 두기 어려운 가구도 많습니다. 가격 부담이 큰 전기차는 크기를 줄이고 가격을 낮춰야 문턱이 낮아집니다. 현대차그룹이 소형 전용 모델에 힘을 싣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다만 경쟁도 거셉니다. 유럽에서는 중국 브랜드가 저가 전기차를 앞세워 빠르게 점유율을 넓히고 있고, 현지 완성차 업체들도 소형 전기차를 내놓고 있습니다. 판매 규모가 커질수록 가격 경쟁력과 충전 편의, 보조금 정책 같은 변수가 실적을 좌우할 수 있습니다. 실제 성과는 다음 분기 판매 통계에서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우리 소비자에게는 어떤 의미일까요. 같은 소형 전기차 라인업이 국내에도 이어지는지, 가격과 보조금이 어떻게 달라지는지가 관심사입니다. 해외에서 잘 팔리는 모델이 국내 생산과 수출 계획에 영향을 주기도 하니, 관련 소식은 계속 지켜볼 만합니다.
기자의 생각: 작은 차 한 대가 한 회사의 한 분기를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습니다. 큰 차가 곧 성공이던 시대에서 작고 영리한 차가 환영받는 시대로 넘어가는 장면을 보는 느낌입니다. 우리 일상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엇이든 크게 갖추는 것보다, 지금 내 골목에 꼭 맞는 크기를 찾는 일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국내 기업이 낯선 도시의 좁은 골목에서 박수를 받는 모습은, 늦은 저녁 뉴스에서 오랜만에 느끼는 뿌듯한 소식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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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내용은 보도와 공개된 통계를 바탕으로 정리했으며, 수치와 일정은 바뀔 수 있습니다. 금융 상품 선택은 개인 상황에 따라 다르니 최종 내용은 해당 금융기관과 공식 안내에서 꼭 확인해 주세요.